# 서울에 사는 A씨는 지난 주말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는 “주말 오전에 전화가 왔고, 바로 끊어졌다”라고 말했다.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 중”이라는 음성 안내만 반복됐다.
A씨와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는 시민들의 후기가 스팸 전화번호 검색 사이트에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당장 피해가 없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향후 보이스 피싱 등을 우려하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가 급증하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원인 찾기에 나섰다.
최근 전화번호 검색 사이트 더콜과 후스넘버에는 02-6495-6900 또는 뒷자리가 6901, 6902로 끝나는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벨이 울리자마자 바로 끊겼고 매너콜 문자가 수신됐다는 것이 공통된 내용이다.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면 “없는 번호입니다” 또는 “통화 중”이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온다.
24일 오후 6시 현재 후스넘버에만 02-6495-6900에 대한 조회가 4만회를 넘었다. 또 다른 사이트인 더콜에서도 해당 번호에 대한 검색은 1만회를 돌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번호가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전화사기 범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확산하며 해당 전화를 받은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KISA는 신고된 내용을 기반으로 원인 찾기에 나섰다. KISA는 이 같은 전화 원인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우선 스팸이나 보이스피싱 조직의 무작위 전화 발신 가능성이다. 가령 보이스피싱 조직이 타깃으로 삼을 전화번호가 살아있는지 확인차 전화하는 사전테스트인 셈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이동통신사의 자동응답시스템(ARS) 오류로 인한 가능성이다. ARS 오류가 발생하면 무작위로 전화 발신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 KISA 측의 설명이다.
KISA 관계자는 “현재 KISA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찾고 있다”라며 “ARS 오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통사와 협조해 원인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02-6495-6900번과 같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화가 왔다면 다시 회신해야 할까.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과 같이 대량으로 발신된 전화의 경우 정체를 알 수 없다면 다시 전화를 걸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보안 전문가는 “만약 피싱 조직의 사전테스트 성격의 전화라면 위험해질 수 있다”며 “다시 전화를 걸 경우 회신 가능성이 높은 그룹에 포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곧 범죄조직의 우선순위 타깃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시 전화를 거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